IT 첫 직장, 첫 퇴사

 3년 4개월간 다닌 첫 회사를 퇴사했다.

다니면서 정말 뭐같은 상사 때문에 (나보다 빨리 퇴사했지만) 상처 받는 일도 많았고,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 적응하는데도 힘들어서 빨리 퇴사하고 싶다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퇴사하는 날 다 정리하고 짐을 챙기고 나오니깐 시원섭섭한 그리고 미묘한 감정들이 들었다. 

 

그리고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여행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내가 퇴사를 하려고 했던 이유들을 좀 정리해 봐야 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복합적인 이유가 합쳐져서 '퇴사'라는 결론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첫 포스팅은 인생 첫 회사의 첫 퇴사, 퇴사에 집중에서 글을 적어 볼까 한다.

 

 

내가 퇴사를 결심한 이유

내가 퇴사를 결심한 이유  - 나의 커리어

 

 내가 다녔던 회사는 IT 솔루션 회사였다.

하지만 이 솔루션은 자체 솔루션이 아닌, 외산 솔루션으로 내가 하게 되는 일은 고객의 요구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하는 개발이었다.

그래서 내가 학창시절에 배워 온 웹개발과는 살짝 거리가 있었다.

나는 내 동기들과 다른 솔루션을 개발하게 되었는데, 그래도 다른 솔루션에 비해 코딩과 쿼리를 만질 기회가 좀 더 많은 솔루션이었다.   (신입 일때는 나 홀로 다른 솔루션을 하니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동기 따라 다른 솔루션을 선택했으면, 엄청 후회했을 것 같다. )

하지만 여전히 웹개발을 하고 싶은 아쉬움이 있었고, 하고 있었던 솔루션의 범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향후 나의 커리어에 대한 불확실성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마지막 프로젝트를 하면서 타 시스템과 연계하는 API 개발 및  웹화면 개발을 접할 기회가 있었고,

내 노선을 좀 더 확실히 정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히 들었다.

 

 

내가 퇴사를 결심한 이유 -  회사

 

 회사에 대한 불만은 솔직히 직장인 이라면 다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 역시 회사가 다 맘에 들진 않았지만, 연차가 찰 수록 안좋은 점들이 부각되었다.

 

1.고객이 2명

외산솔루션이다 보니 고객이 2명이나 다름없었다. 솔루션을 만든 회사, 찐 고객

둘의 눈치를 다 봐야하는 상황이었고 정말 스트레스를 받았다. 

특히 솔루션을 만든 회사는 나름 그 분야에서 인지도가 있는 외국계 글로벌 기업이었는데, 하도 밑에 파트너사들을 쪼아대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너무 싫었다. (솔루션도 비싼데에 비해 버그 투성이고, SR올리면 진짜 몇달 뒤에나 겨우겨우 답변오고 그러는.. 악덕같으니라고.. 오히려 고객이 포기하고 이해해주는 수준? ) 

 

2. 내가 받는 급여 및 처우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나는 2년동안 파견을 나가있었는데, 왕복 3시간 되는 거리에 출근시간이 8시라,

새벽에 5시 30분에 일어나는 고통을 맛봐야했다. (본사로 출근하면 왕복 40분 컷인데..)

그나마 셔틀이 있었기에 가능했지, 만약 없었으면 퇴사가 더 땡겨졌을 것이다.

야근 이라도 있거나 잠을 못자는 날에는 진짜 다음날이 너무너무 힘들었다.

 

언제는 1시간 30분 걸려 출근했더니 다른 사이트 지원 좀 가라해서

점심먹고 다시 버스타고 간 적도 있다. 말 그대로 프로젝트 두탕뛰는 거다.

그리고 보통 지원을 나가면 안 좋은 일, 급한 일 때문에 가게 되기때문에 거의 야근 확정인데,

다음 날 쉬게 해주던가, 아니면 반차라도 주던가 이런것에 대한 말은 입 싹 닫는다. 

 

그외 추석 연휴 중, 웹으로 에비나가 있으니 화상으로 참석해서 봐라던지..

(솔루션 회사가 외국계라 날짜를 추석에 잡았다는 말도 안되는..) 

 

이런 것들을 감안했을 때 내가 받는 급여 및 처우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심지어 성과금도 없었고, 연봉 상승률도 높지 않았다.

 

3. 만년 막내

우리팀만 신입을 안 뽑아준다.

처음 들어왔을 때도 막내였고, 퇴사할때도 막내였다.

매일 사람 없다고 해놓고선 안 뽑아준다.

"우리 팀이 필요한 건 신입 개발자가 아니야" 이러면서 

프로젝트 하면서 다른 사이트도 지원가서 두탕 뛰게 한다.  

 

4. 영업 위주의 회사

커리어와 관련이 된 주제이다.

전 회사는 개발자 보다는 영업에 더 치중되어있는 회사였다. 

항상 프로젝트 카드 경비는 아껴쓰거나 끊어버리면서, 영업으로 쓰이는 비용은 아주 펑펑 쓴다.

그리고 영업능력과 비용절감 능력이 아주 뛰어나서 개발자를 갈아넣는다.

 

 

내가 퇴사를 결심한 이유 -  리더

 

 같이 일하는 직장동료들은 너무 좋았다. 다들 친절하고 모난 사람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정말 책임감없는 나의 팀장은 내 퇴사심에 불을 질렀다.

 

내 팀장은 내가 첫 신입으로 회사에 입사했을 때, 자기는 프로젝트를 나가야한다며 사라졌다.

그리고 1년 동안 나에게 한번도 전화, 카톡, 문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본사에 우리팀은 아무도 없었고, 나는 완벽하게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다.

 

일이 없을 때는 팀도 전배시켰다.

그러다가 일이 많아지니 다시 자기 팀으로 불러냈다.

정말 소속감이라고는 1도 느낄 수 없었고 사회 초년생으로서 상처도 받았었다.

 

팀장과 프로젝트를 같이 뛰면서 알았다.

이 사람은 정말 일을 벌리기만 하고 마무리를 하지 않는다.

내가 지금까지 봐온 사람들 중에서 가장 회피형 인간이다.

항상 지각은 물론이고 (8시 출근인데 10시에 출근하고, 5시 퇴근인데 일있다며 3시에 퇴근하는 그런 인간)

자기가 좀만 힘들다면 어디가 아프네하며 아예 일을 쉰다.

 

프로젝트 마감기한이 다 와가는데 자꾸 출근을 안한다.

고객은 계속 옆에서 쪼고,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약속도 안지킨다.

고객 교육 때, 교육 당일날 갑자기 자기 아프다고 

전날 친할아버지 상치르고 온 나에게 갑자기 교육을 부탁하지 않나.  (상 치를때도 연락 한번도 안한 인간.. ㅎㅎ)

 

법카로 산 식권

다른 직원들에게 싸게 팔지 않나..

 

아 적다보니깐 끝도 없이 생각이 난다.

처음에 글을 이성적으로 적으려고 했는데, 대실패했다. ㅋㅋㅋㅋ

이 카테고리는 화가 더 날 것같아서 이만 적어야겠다.

 

 

 

 휴식

 

 이런 저런 일들에 스트레스를 받긴 했지만, 그래도 첫회사에서 많이 성장하기도 했다.

3년 4개월 동안 열심히 달려온 여정에 조금은 쉼을 주고 싶었다.

앞으로 남은 2달 동안은 여행도 다니고, 본가에도 가고, 못 만났던 사람들도 만나고, 리액트 공부도 하며 휴식을 하려한다.

내년 부터 다시 빡세게 일하기 위한 나에게 주는 큰 휴가이다.